올해들어 처음으로 읽은 책.. 하지만..

노안 때문인지.. 책의 배경처럼 깔리는 흐릇한 글들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내용도 나에게 그다지 와 닿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의 첫 책이기에 다 읽어보려 노력하던중 마음에 드는 글귀가 하나 보였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어떻게 해 주었을까?" 라는..

나 스스로를 어떻게 하면 잘 해줄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되는 말이었던것 같다.

그러나 그 글귀가 보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인 글귀에 결국 난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설이 있어서인지 인터넷 기사나 글들을 보면 시댁에 가서 명절 음식 차리기를 거부한 여권운동자들이나 패미니스들에 글들이 있었는데, 이 책에도 그런 글이 있었다.

내가 고지식해서인건지 왜 여권신장이 명절 음식 차리기 거부하기와 결부되는 건지 모르겠다.

왜 명절에 가서 음식 차리기는 거부하면서 시어머니가 내 아이를 돌봐주기를 바라는 건지, 명절에 시댁에 가는 것은 거부하면서 처가에는 데려가려는건지 이해할수가 없다. 

몇 해전에 명절의 기사들에는 시어머니의 반란이란 타이틀로 며느리들과 명절 음식 만들기를 거부하고 남자들에게 맡기거나 여행을 다녀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고 그것은 이해할수 있었다. 명절에 꼭 여자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것도 아니고 반드시 차례를 지내야만 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낡은 관습중에 고쳐서 바꾸어가는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의 글들은 여권, 페미 란 단어뒤에 그냥 나만 편하고 싶어라는 이기주이만 보이는 것 같아 난 그들의 행동에 동의 할 수 없었다.

우리집도 예전에는 여자들만 음식을 만들었었다. 그러던 어느 명절날 어머니께서 남자들도 함께 음식을 만들자고 하셨고, 아들들뿐 아니라 아버지께서도 함께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함께 만들게 되니 시간도 줄고 여자들의 불만도 함께 줄었다. 그렇게 함께만들어도 시간이 5시간은 걸리고 오랜시간 음식을 만드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차츰 음식의 양을 줄여갔고 이제는 설에 만두까지 다 만들어도 두세시간이면 충분히 모든 일이 끝날 수 있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가족모두가 함께하니 그간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큰 스트레스 없이 명절을 보낼수 있게 된듯하다.우리의 명절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할 말이 없지만. 낡은 관습들을 보완해가며 더 나은길로 가는것이 더 나은것이 아닌가 싶다.

잡설이 길었지만.. 올해의 첫책은 결국 다 읽지 못했다. 이제 나도 기성세대가 되어 젊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에게 이제 더 이상 나무집을 사주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오늘 새로 출간 예정이라는 나무집을 구매신청하고 말았다.


윗글이 벌써 한달여전에 쓴 글이네요.

처음 13층 나무집을 사주고 아이가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계속 26층 39층 나무집을 사주던중 내용이 만화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아이가 영어로 된 원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때마침 아이가 학교 과제로 읽는 책의 수준을 보니 이제는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그동안 읽었던 원서들을 주문하여 아이에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손도 대지 않더군요. 내심 많이 실망하기도 해서 아이에게 티를 많이 내었고 이제는 원서를 먼저 읽지 않으면 번역서를 안 사주겠다고 했더니 읽겠다고 약속해서 104-Storey treehouse를 사주었는데 역시 읽지 않더군요. 결국 그냥 실망만 안고 낙담해서 이제 네 맘대로 하라고 그냥 번역서는 사주겠다 했더니 미안한듯 읽겠다고 하더니 이틀만에 읽어버렸습니다. 그냥 그림만 본거 아닌가 싶어 내용을 물어보니 다 이해하고 읽은것 같진 않아도 대충 내용은 이해한 수준으로 읽었네요.

그리고 몇 일 후 104층 나무집을 읽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사는 그런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도 너무 깊은 실망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아이의 이야기를 하기전에 잠시 조카이야기를 먼저 해봐야겠습니다.

제가 고민한 아이의 성장에 대한 롤 모델이 바로 그 조카아이니까요.

30년전 누나가 조카를 낳았습니다.

우리 집안의 첫 아이이자, 집 주변 골목에서도 간만의 아이가 태어났던거였죠.

간만에 아이가 동네에 나타나자 아이는 집에서 뿐만아니라 동네에서도 사랑받는 아이로 커갔습니다. 

아이를 워낙 좋아하는 집안이기 때문에 집안에서의 사랑이야 말할것도 없었죠. 그때는 그런말이 없었지만. 조카바보, 손주바보란 말이 그때도 있었다면 바로 우리가족을 말하는거였을겁니다. 덕분에 아이는 30년전에는 해보기 어려운 여러가지 운동들 다 해볼 수 있었죠. 

수영이나 태권도 같은건 기본이고, 스키, 수상스키, 스케이트 등등 요즘이야 흔히 해볼 수 있지만 그때는 쉽지 않았던 운동들을 상당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공부야 조카의 엄마 즉 저의 누나가 열심히 붙들고 공부시킨덕에 항상 전교 10등 내를 유지했죠. 

성격은 사랑많이 받고 자라면 저렇구나 싶게 바르고, 리더쉽도 좋은 아이로 커갔습니다.

하지만 계속 좋을 수는 없었던건지 고2때부터 성적의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기대했던 서연고는 물건너가고, 서울 소재의 이름을 예전부터 들었던 대학에 들어가고, 1년 재수하여 약대에 진학을 했죠. 

그 과정을 보면서 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줘야겠고, 운동도 많이 시키고, 공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0년전 저의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는동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많은 고민도 하고 육아서도 읽으면서 나름 대로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1. 다양한 표현을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자

2. 건강한 아이로 키우자.

3. 아이가 중학교에 가기전까지는 과도한 선행학스은 시키지 말자.

4. 아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자.

정도였죠.

첫번째 아이의 다양한 표현을 위해서 아이에게 발레를 가르쳤죠. 그런데 원하는 표현보다는 아이가 춤을 좋아하는 계기만 되었네요( ^^; ). 그리고 몇가지 악기를 배웠습니다.


두번째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여기서 말하는 건강한 아이는 물론 튼튼한 아이이기도 하지만 아이가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 , 힘들때 그런 일들을 건전한 방법으로 해소시킬 방법을 갖은 아이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벌써 4년째 스케이트를 타고 있고, 수영도 배우고 있죠. 아마 아이에게 몊가지 운동을 더 가르키려고 합니다. (큰 재능을 갖고 있진 않아서 그냥 취미로만 시킬 예정입니다.)


세번째, 선행학습문제는. 거의 안시키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학습에 관한 부분은 좀 어긋나 있긴하네요. 아이가 4살때 별다른 교육 없이 한글을 때었죠. 그래서 제가 약간 흥분을 했던것 같습니다. 덕분에 학습지를 하게 되었죠. 아직까지는 성적을 위한 유일한 부분인것 같네요. (최근 영어를 위해 화상영어를 하긴합니다.) 그리고 맞벌이로 아이를 일찍부터 케어할 수 없었던 관계로 사립학교(방과후가 공립에 비해 늦은 시간까지 돌봐주는)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사립학교는 선행학습과는 직접적인 관계야 없지만, 그래도 공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 비하여 학교에 있는 시간은 길어졌네요.(위에 언급한 이유 때문이지만요.) 그래도 아이의 만족도가 아주 높아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교육비에는 허리가 휘네요 ㅜ.ㅜ)


네번째는 당연 사랑 많이 주고 있고, 간만에 나온 그것도 우리집안에 유일한 딸이라 할머니, 할아버지뿐 아니라, 사촌오빠들도 엄청 사랑해주고 있습니다. 뭐 사촌오빠들과는  10살 이상씩 차이나서 거의 보디가드 수준이죠.


그렇게 10년을 나름 계획에 크게 어긋나지 않고 아이를 키워왔고 그에 아이도 잘 따라왔습니다. 아이는 아빠를 좀 엄하지만 친구같은 아빠로 대하고 있으니 지금까지는 크게 나뿐 아빠가 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를 위해 집과 좀 떨어진 유치원(수영장이 있는 일반 유치원을 보내려다보니 집 바로 옆에는 없어서), 초등학교를 보내다 보니,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그냥 집밖에 혼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너무 없다는것이 아쉽습니다. 아이가 정말 자유롭게 잘 놀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부분은 잘 되지 않은것 같아요.


이제 아이가 10살이 넘었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상태가 좋아서 조만간 사춘기가 오려합니다. 지금까지는 아이 태어날 때 했던 계획에 따라 키워왔는데 아이의 사춘기가 다가오니 어떻게 해야할지 잘 감이 안오네요. 아이 때야 그냥 부모의 의견에 잘 따라 주었지만, 사춘기에는 나름의 의견과 반항들이 있을텐데. 어찌 해야할지 고민만 되네요.

아이에게 강압적인 아빠이고 싶진 않은데. 최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점점 그렇게 되는것 같아 걱정이 자꾸 앞서네요.


아직은 아이에게 사춘기가 오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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