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장인어른이 계신 병원에서 지팡이를 받아왔습니다. 병원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이제는 가져가라고 해서 가져왔는데 아이는 그 지팡이가 좋은 장난감이라도 되는듯 좋아하네요.
그런데 어제 장모님집에 두고왔던 지팡이를 보더니 할아버지 가져다 줘야 한다고 가져가자고 때를 쓰네요. 처음에는 장인어른 가져다 주려는줄 았았는데. 차민이 할아버지래요. 어디 계신 할아버지냐 했더니. 글쎄... 하늘나라에 계신 할아버지라는군요. 정말 장인어른이 아닌 자기 친할아버지에게 가져다 준다는 말이었네요. 병원에 가끔 같이 가면서 불편하게 걸으시던 할아버지의 기억이 남아 있었나봐요.
아니면 명절 제사때 할아버지가 다녀가시는걸 아이는 보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이가 보기에도 그렇게 아프시고 불편한 몸을 갖으셨던 아버지를 전 왜 그냥 그냥 넘어갔을까요?
아버지가 없는 첫 추석을 맞이하면서 괜한 스산함만이 마음에 스치네요.

드디어 회사에 맥북프로를 구매요청했습니다.
그동안 사용중인 노트북이 워낙 낡고 성능이 떨어져서이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개발을 시작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프로그래머란 이름을 갖은지 벌써 12년이 넘었고
이제 내 나이에 순수하게 개발에만 몸닫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흔하지 않은 때가 되었네요.
너무 개발에만 묻혀 살다보니 최근 SI사업 프로젝트를 보면 이제 내가 좀 감이 떨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물론 항상 개발 제품에 최근 기술을 사용하길 좋아하지만 단순히 최신 기술에
빠르게 대응한다고 시류에 대응하는것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팀을 이끌면서 나의 능력을 마음대로 펼칠만한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모바일. 사실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부터 모바일 사업 추진을 회사에 추천했었고
벌써 2년째 사업계획을 보고 했는데.
이제 슬슬 회사에서 움직임이 보이고 있네요.
그래서 회사에 이젠 아예 나에게 그 일을 달라고 어필을 하는거죠.
맥북프로란 컴퓨터로.
현재 회사에서 모바일 개발을 진행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300만원이나 하는 맥노트북은 그다지 유용하지 못한 노트북이니까요.
그래서 간크게 비싼놈으로 구매 요청을 했습니다.
사실 맘 같아서는 더 좋은 옵션을 붙이고 싶긴 했지만
그렇게까지는 간이 붓지 않은것 같습니다. ㅋㅋ

어제 49제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와이프보다 몇년 더 살아야 겠다고.
아직 살날도 많고 건강한데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요?
아버지는 그래도 사는 동안 세상에 좋은 일들 잘하셔서 그래도 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기억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거든요. 그리고 뭐 아들 딸 구별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들은 의무감으로라도 매년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하니까, 해마다 제사때가 되면 그래도 아버지를 자식들도 손주들도 기억해 줄꺼 아니에요. 아마도 아버지가 오랬동안 병원 생활을 하셔서 내년 아버지 제사가 되면 그냥 그 병원에 계신것 같은 느낌일것 같아요 전.
하지만 나중에 제가 죽고나면 와이프가 죽고나면 그리 기억해줄 사람도 없을것 같네요.
물론 우리 이쁜 딸이 우리 부부를 기억해주긴 하겠지만요.
제 와이프가 성격이 그렇게 세심하진 않아서 소소한건 잘 못챙겨요. 그래서 매번 기념일도 제가 먼저 챙기고, 생일도 제가 먼저 챙기지요 ^^;
하지만 챙길때는 화끈하게 챙기는게 제 와이프라 그런 부분에서는 서로 좀 바뀐것 같지요.
제가 먼저 가면 잘 기억해줄것 같지 않아서요 ㅡㅡ;
그리고..
부모님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나이들어 떠난 배우자는 가슴에 묻히는것 같아요. 그렇게 투닥거리시던 저의 어머니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잠도 잘 못주무니까요.
아버지 살아계실때도 다른 자식들에게는 아버지에게 모진 말 많이 하시는것처럼 하셨지만 그래도 막내라고 제게 가끔은 아버지 걱정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나이들었을때 와이프 가슴에 묻혀 가기는 싫더라구요.
그냥 제 가슴에 묻어두고 남들 기억하지 않을때 제가 기억하다 가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우습게도 말이죠..


그냥 그냥 아버지도 이제 떠나시고.. 그래도 기억해주는 자식들도 지인들도 계신 아버지가
잘 살다 가셨구나 싶은 그리고 그런그런 아쉽움에 넉두리나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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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의 49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이 월요일 제사는 산날로 지내는거라하여 일요일 마다 7일제를 지내게 되어
매주 일요일마다 가족들이 광덕사라는 절에 보여 6번의 제사를 지내고 오늘 7번째 49제를 지냈습니다.
49제를 지내고 나면 이제 이승을 완전히 떠나신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왠지 평소 제사보다는 좀 마음이 울쩍했습니다.
두시간여의 독경과 스님의 바라춤으로 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축원했습니다.
이제 4살난 딸아이도 제벗 어엿하게 절도 했고요.
아버지의 가시는 길 잘가시라고 친지분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이럴때는 이런분들이 큰 힘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친지분들과 함께 49제를 지내고 아버지의 묘소로가는길에 벗꽃이 아주 멋지게 피어 있더군요.
참 그동안은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아버지 묘소가는 길이 아버지 병원 가던  옆길이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제 그 길을 갈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앞으로도 그 길을 계속 가야할것 같네요.
오랜 병원 생활끝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떨어져 지냈던 시간이 길어서 아직도 그 병원에 계실것 같고 그래서 아직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것이 그렇게 실감 나지 않았는데,
49제로 이제 저 멀리 가셨다고 하니 그냥 갑자기 마음이 허전하더군요.
아버지 묘소가는 길 벗꽃은 그렇게 예쁘게 잘 피었는데 이제 그런것을 보실 수도 없겠지요.
앞으로 명절이 오고, 제사날이 돌아오면 아버지가 생각나겠지요.
막내라고 많이 사랑해주셨고, 하나밖에 없는 손녀라고 많이 귀여워 해주셨는데...
그냥 그 사랑 다 보답도 못해드린것 같아 그저 마음만 울적하네요.

이제 정말 아버지가 제 곁을 떠나셨네요. 
오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조카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힘들어하는것 같던데
너 자신을 믿어라 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어제 일본 신문 기사에 가족들의 사진을 가지러 가다가 죽은 노인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돌아가시기 몇주전 차민이의 사진 앨범을 만들기 위해 만들었던 사진 슬라이드를
아버지에게 보여드렸을때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늦게 본 그리고 처음 생긴 손녀를 많이 예뻐해 주셨는데
아이를 위한다는 핑게로 너무 가끔 데려갔었네요.
조금만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했더라도 그러면 안되는거였는데요.
그냥 그 기사를 보니 그때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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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갑자기 누나가 꿈에 나타나서는 나에게 펀드를 모두 환매하라고 했다.
왠지 올해 주식시장도 찜찜하고 적당한 수익도 나서 팔까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꿈에 누나가 그런말을 한것이다.
하지만 그날 주식 시장을 보니 왠지 더 오를것 같아서 팔지 못했고
그 이후 주식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환매를 해야겠다고 했는데
그 날부터 다시 주식이 오르기 시작해 몇일 더 두고보자했다.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카다피가 미치더니 주식시장이 폭낙하기 시작했고
펀드 수익율도 같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에효 
누나 말을 들었어야 하는건데.
이래서 어른 말과 마누라 말을 안들으면 평생 고생이라 하나보다.
어제 시상식에서 어떤 배우가 자기는 한해의 시작에 드림 노트를 적는다고 했는데.
저도 뭐 드림 노트라기 보다는 올 한해의 목표란것을 좀 세워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뭐 첫째는 뭐니뭐니해도 체중 감량입니다. 현재 체중에서 10키로 감량을 목표로 해야겠습니다.
작년에 5키로 감량을 목표로 했는데 뭐 우연하게 심한 장염에 걸려서 2키로가 빠진것이 한달정도 
유지 되고 있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전혀 작년에는 지키지 못한 목표네요. 
그래서 올해는 좀 더 많이 잡았습니다. 사실 요즘 들어 심히 몸이 안좋아지는것 같아서 
이제부터라도 좀 몸관리를 하기로 하겠습니다.

둘째는. 아이폰용 앱을 만드는것입니다. 작년에 와이프와의 결혼 5주년을 목표로 공부를 했었는데
그리고 대충 초안까지는 나왔는데 중간에 와이프와의 다툼으로 제가 삐지는 바람에 그냥 지나가 버렸네요
올해는 상반기에 하반기에 하나씩은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세째는. 책을 한달에 두권씩 읽는 것입니다. 아이폰이 생긴 이후로 무협지가 되었건 자기 개발서가 되었건 
어떤 책이든 읽는 시간이 너무 줄어든것 같습니다. 더군다가 작년에는 트위터 이벤트를 통해서 많은 책들을 
선물 받았는데 고작 읽은 책은 한권 밖에 없네요. 꼭 두권 이상을 읽도록 하겠습니다.

음.. 그리고 현재는 마땅하게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참 계획도 지지하긴 하군요.
생각나는것이 더 있으면 나중에 추가하도록 해야겠네요.

끝으로 다시 한번 정리를 해봅니다.

첫째. 체중 10kg 감량
둘째. 일년내에 두개 이상의 아이폰 앱 개발
세째. 한달에 두권 이상 책읽기
네째. 올해는 건담 안만들기

연말에 이 세가지라도 확실하게 잘 해냈다고 적고 싶네요

추가 사항이 생각이 났네요.
네째. 올해는 건담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건담 만드는 일 자체가 별 무리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을 좀 더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결혼하면 다시 시작하겠다 마음 먹었던
그리고 어쩌면 나의 유일한 취미인 건담이지만. 그래도 올해는 쉬도록 하겠습니다.
뭐 내년에 PG급 하나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

쓰다보니 한해의 소망만 쓰는것이 아니라서 제목도 바꾸었습니다.
다섯째. 아이와 함께 해외 여행 가기. 
원래는 만 세살이 되면 일본 디즈니랜드에 가고자 했는데. 사이판에 계신 이모님에게 올해는 가려 합니다.
둘 다 아이가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지만 디즈니랜드를 마음껏 즐기기에는 너무 어린것 같아서요.

여섯째. 엄마와 잠시라도 함께 여행가기.
책을 읽고서 든 마음이지만. 정말 너무 오래된 기억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그런 일이기에 
사정이 안되면 나랑 엄마 둘이서만이라도 함께 여행을 가보고 싶다.

일곱번째, 퇴직 후 무엇을 할까 생각하기
이제 마흔이 되었으니 퇴직이란 말이 자꾸 가까워지는 나이가 되었고 나의 아내와 아이를 위해 일해야할
날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기에 무언가 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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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 아직 정확하게 신묘년의 시작은 아니지만 2011년 1월 1일이 되었네요.
2011년이 되어 저도 이제 나이 40이 되었습니다.
예전 우화에 사람의 나이중 40대는 개의 나이를 받아서 사는거라 했나요?
그래서인지 새해 첫날부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중학교 1년이후로 단 한번도 사람과 주먹질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 하마터면 그럴뻔 했네요.
뭐 일의 시작이야 사소한 일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낸것인데.
저도 이제 조금 나이를 먹었다고 자꾸 감정을 억제하기 보다는 내 소리만 내려는 한심한 어른이 되가는것 같습니다. 쩝 꺼꾸로 나이를 먹나 봅니다.
그래서 새해의 첫날 그런 불미스런운 일도 있고하여 반성하는 의미에서 글을 적어 봅니다.
나이를 먹은것은 계급장도 잘난것도 아니니 조금 더 참고 생각하는 한해가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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