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49제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와이프보다 몇년 더 살아야 겠다고.
아직 살날도 많고 건강한데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요?
아버지는 그래도 사는 동안 세상에 좋은 일들 잘하셔서 그래도 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기억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거든요. 그리고 뭐 아들 딸 구별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들은 의무감으로라도 매년 반드시 제사를 지내야 하니까, 해마다 제사때가 되면 그래도 아버지를 자식들도 손주들도 기억해 줄꺼 아니에요. 아마도 아버지가 오랬동안 병원 생활을 하셔서 내년 아버지 제사가 되면 그냥 그 병원에 계신것 같은 느낌일것 같아요 전.
하지만 나중에 제가 죽고나면 와이프가 죽고나면 그리 기억해줄 사람도 없을것 같네요.
물론 우리 이쁜 딸이 우리 부부를 기억해주긴 하겠지만요.
제 와이프가 성격이 그렇게 세심하진 않아서 소소한건 잘 못챙겨요. 그래서 매번 기념일도 제가 먼저 챙기고, 생일도 제가 먼저 챙기지요 ^^;
하지만 챙길때는 화끈하게 챙기는게 제 와이프라 그런 부분에서는 서로 좀 바뀐것 같지요.
제가 먼저 가면 잘 기억해줄것 같지 않아서요 ㅡㅡ;
그리고..
부모님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나이들어 떠난 배우자는 가슴에 묻히는것 같아요. 그렇게 투닥거리시던 저의 어머니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잠도 잘 못주무니까요.
아버지 살아계실때도 다른 자식들에게는 아버지에게 모진 말 많이 하시는것처럼 하셨지만 그래도 막내라고 제게 가끔은 아버지 걱정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나이들었을때 와이프 가슴에 묻혀 가기는 싫더라구요.
그냥 제 가슴에 묻어두고 남들 기억하지 않을때 제가 기억하다 가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우습게도 말이죠..
그냥 그냥 아버지도 이제 떠나시고.. 그래도 기억해주는 자식들도 지인들도 계신 아버지가
잘 살다 가셨구나 싶은 그리고 그런그런 아쉽움에 넉두리나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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