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echnical career path 니 개발자의 수렴지는 치킨가게니 하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어 생각해보니
나도 프로그램 개발자란 직업을 갖게 된지도 13년이나 되었다. 뭐 경력상으로만 본다면 나름 고급 개발자이지만
지금 나의 모습을 돌아볼때 초급 개발자와 하는일이 뭐가 다른가 싶다.
사실 난 개발이란것을 정식으로 배운적은 거의 없다.(대학에서 부전공으로 좀 해볼려구 했는데 포기했었다.)
단지 컴퓨터가 좋아서 컴퓨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개발자가 되어야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때마침 홈페이지 만들 일거리가 생겼다. 그 일거리로 인하여 웹 사이트 개발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몇달 다니다 보니 합병한 회사(팀?)과의 알력 다툼으로 회사에 최고 개발자가 되어버렸고 그것이 본격적인
개발자의 길을 걷는 이유가 되었다.
현재까지 하고 있는 자바란 언어를 배우게 된 동기도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긴하다.
부사장과 팀원들간의 불화로 팀이 사라져 버렸고 갑자기 발령난 연구소에서 (나중에 알고보니 SI 인력을 연구소에서
투입해야하는데 아무도 가려는 사람이 없으니 낙동강 오리알이 되버린 나를 보내려고 연구소로 넣은거였다.) 투입된
SI 사업에 가보니 자바를 언어로 사용해야 한다하여 자바를 시작한것이 지금까지의 내 주력 언어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SI를 굴러다니다 보니 개발자의 길은
개발자에서 프로젝트 리더가 되고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었다가 부서장이 되는 것이 개발자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발은 35살까지만 하는것이 정석이라고 말이다. 회사에서는 과장을 달고 나니 프로젝트 관리에 관한 교육을
시키고 점점 나도 PM으로 전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금의 회사로 옮겨서 제품 개발쪽으로 몸을 담다보니 그리고 요즘 워낙들 개발자를 안하려고 하다보니
지금에까지 순수 개발자로 남게되었다.
10년쯤 개발자로 지내다 보니 개발자 그냥 개발자가 아니라 아키텍쳐를 설계하고 전체를 바라보는 그런 개발자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프로젝트 관리 교육에서 아키텍터 교육도 받아보고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도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었다.
10년 즈음에 말이다.
해서..
제품에 대한 로드맵이란걸 그려봤다.
제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5년이란 기간을 두고 진행할 계획으로 생각한 로드맵은 알맹이는 속빼고 단기 진행 프로젝트가 되어버렸고
같이 일하던 직원들은 하나둘 이직을 하였다.
결국 10년 즈음에 계획했던 모습들은 하나둘 사라져 버리고 다시 초급 개발자들이나 하고 있을 웹페이지 오타 고치기
버그 수정하기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제품을 개발하는 장기 계획은 고사하고 단기 계획조차 없이 그날 그날 발생하는 일들 처리하기에도 바쁜 하루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개발 13년차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기술자 경력 관리니 뭐니해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현실은 참 암담하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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